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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는 생각나는대로 내뱉는다 - 上司は思いつきでものを言う

[해외출판] '上司は思いつきでものを言う'
上司は思いつきでものを言う
(상사는 생각나는대로 내뱉는다)
橋本治(하시모토 오사무)지음
集英社, 221쪽, 714엔

먼저 색다른 제목에 끌렸다.
샐러리맨 사회를 분석하고 성공의 길을 제시하는 책은 일본에 산처럼 많다. 그러나 이 책은 좀 다르다. 선술집에서 직장 상사를 험담하는 그런 차원의 책이 아니다. 상사는 왜 늘 생각나는 대로 말을 내뱉게 되는가를 유교까지 들먹여가며 구조적으로 분석한다.

하지만 저자의 결론은 명쾌하다. 상사란 원래 ‘입장 고정주의’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뭐라고 둘러대도 결국 상사에겐 부하의 의견을 수용하려는 자세가 없다는 것이다. 그걸 놓고 따져봐야 소용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사에게 “당신의 말에는 질렸어”란 반응을 확실히 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래야 상사가 자기도취에 빠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직장 생활 한번 해본 적 없다는 저자의 한마디 한마디가 뼈저리게 와닿기 때문일까. 이 책은 출간 두달 만에 일본 샐러리맨들의 지지를 받으며 논픽션 부문 3위에 올랐다.

따지고 보면 회사조직은 반드시 ‘지성’이 지배하고 있는 것만도 아니다.

‘높은 사람’의 눈치만 보는 사람들, “난 그런 이야기 들은 적 없어”라며 빠져 나갈 구멍을 만들기에 급급한 사람들, 항상 대세를 좇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은 언제 어디에나 있는 법이다.

저자는 “생각나는 대로 내뱉는 상사는 기업이 커지면 커질수록 필연적으로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회사라는 조직 안으로 들어가게 되면 자연히 피라미드를 구성하게 되고, 그 피라미드의 중상부에 있는 상사는 피라미드 하층부의 부하들에게 “피라미드를 잘 떠받쳐”라고 요구하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요구를 일삼는 상사에게는 제대로 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 힘들고 이는 결국 ‘수비’를 위해 ‘생각나는대로 내뱉는’것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저자는 부하가 머리를 짜고 짜서 내놓은 각기획안을 상사들이 내팽개치는 근원적 이유를 분석한다.

부하는 ‘이제부터’를 생각하지만 상사는 ‘지금까지’쪽으로 향해 있다는 것이다. 부하의 ‘이제부터’에 입각한 아이디어는 ‘지금까지’를 부정하는 게 대부분이다. 그것이 피라미드의 한 축에 불과한 상사에게는 견딜 수 없는 것이다. ‘이제부터’에 대한 책임은 또 누가 진단 말인가.

저자의 결론은 “상사란 ‘현장’을 상실한 존재”란 것이다. 그러니 생각나는 대로 말할 수 밖에 없다.

저자는 “이게 횡행하게 되면 조직은 흔들리고 회사는 간단히 무너져 버린다”고 주장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능력을 일본 사회가 되찾지 못하면 일본 기업의 미래는 어둡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상사’란 개념은 단지 직장 상사를 넘어 사회에 깊게 뿌리박힌 ‘대등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로막는 존재’를 상징하는 것일지 모른다. 기업 뿐 아니라 정치나 교육, 외교도 마찬가지다. 나아가 ‘나’자신을 각성해야 한다는 신호일 수 있다.

저자가 제기하는 또 하나의 문제는 그런 형편없는 상사를 부하들이 투덜거리면서도 떠받치고 있는 이유가 뭐냐는 것이다.

이 책에선 부하의 자세를 화제로 삼고 있다. 상사를 ‘특별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지위가 높으면 뭔가 달라도 다를 것이라는 고정관념,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입장 고정주의’에 중독돼 있어 부하들은 상사의 ‘생각나는 대로’에 끌려 가고 만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의식 중에 서열순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유교식 사고’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생각나는 대로 내뱉는 상사’에 대한 대응방법도 소개하고 있다.

먼저 “에∼”라고 큰소리를 지르라는 것이다. “완전히 너에게 질렸어”란 것을 상대방이 알아차리게끔 하라는 것이다. 만일 그렇게 안하면 언제까지나 상사의 그런 우매한 이야기를 접하며 우매한 인간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약 상대방이 화를 벌컥 내고 반론을 펼치면 그냥 흘려 들으라고 한다.‘논거’가 없는 상대와 논쟁을 해 봐야 쓸데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사가 여전히 자신의 발언을 반성하는 모습이 안 보이면 그냥 “그러세요”라며 자리를 피하라고 권한다.

다만 그 전제조건은 “상사의 말 중 어떤 부분이 현실과는 다르고 어떤 부분이 이론적으로 모순인가를 그 자리에서 깨달을 수 있을 정도의 지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을 쉽게 갖출 정도의 사람이면 이 책을 읽을 필요도 없겠지만 말이다.

책을 읽으면서 계속 갖게 되는 질문.

“그럼 상사는 무조건 생각나는 대로 내뱉는 우매한 존재이고 부하는 항상 옳고 바른 존재냐.”

저자는 마지막 부분에서 정의한다.

부하를 우매하게 만드는 상사는 이미 '우매한 상사'다.
따라서 우매한 상사와 바른 부하, 우매한 상사와 우매한 부하의 조합은 있어도 바른 상사와 우매한 부하의 조합은 없다.

현실세계와는 다소 동떨어진 이야기지만 그래도 왠지 저자의 주장이 속시원하게 느껴진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 출처 : 중앙일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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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19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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